하루 만에 3명 탈락…중국 탁구 비상

2026-09-11 19:22

세계 최강으로 군림해온 중국 탁구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국제대회에서 중국 선수 3명이 하루 동안 모두 탈락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오랜 기간 이어진 중국의 독주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무대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마카오다. WTT 챔피언스는 그랜드스매시에 이어 WTT 투어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의 대회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인 만큼 경쟁 수준도 높다. 이번 대회의 총상금은 80만 달러로, 약 11억 원에 달한다.

 

대회 2일 차부터 중국 선수들의 탈락이 이어졌다. 가장 큰 충격은 여자 단식에서 나왔다. 세계랭킹 4위이자 이번 대회 2번 시드를 받은 콰이만이 독일의 한잉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했다.

 


콰이만은 중국 여자탁구를 이끌 차세대 에이스로 평가받는 선수다. 특히 세계랭킹 1위 쑨잉사와 2위 왕만위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의 우승을 책임질 주요 선수로 기대를 받았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 역시 콰이만의 조기 탈락을 예상 밖의 결과로 평가했다.

 

 

 

경기 초반만 해도 콰이만의 승리가 가까워 보였다. 첫 게임을 11-6으로 따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한잉이 수비와 회전 변화를 앞세워 반격하면서 경기 흐름이 달라졌다.

 

특히 2게임이 뼈아팠다. 콰이만은 6-2로 앞서며 게임을 가져가는 듯했지만 이후 연속으로 6점을 내줬다. 결국 8-11로 게임을 내주며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3게임에서는 한잉의 기세를 막지 못하고 3-11로 크게 밀렸다.

 

4게임에서 콰이만은 다시 반격했다. 매치 포인트까지 허용했지만 끝내 뒤집으며 11-9로 승부를 5게임까지 끌고 갔다. 그러나 마지막 게임에서 한잉에게 패하면서 결국 2-3으로 경기를 내줬다.

 


중국의 충격이 더 큰 이유는 콰이만 한 명의 탈락으로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여자 단식의 강자 왕이디가 1회전에서 탈락했고, 남자 단식에서도 황유정이 첫 경기에서 패했다. 하루 동안 중국의 주요 선수 3명이 모두 대회를 마무리하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중국에서 탁구는 단순한 인기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오랜 기간 국제대회에서 중국 선수들이 정상에 오르면서 탁구는 사실상 중국을 대표하는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주요 대회에서도 중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차지하는 장면은 익숙한 풍경이었다.

 

중국 탁구의 선수층도 압도적이다. 엘리트 선수 등록 인원이 4천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대표팀에 들어가지 못한 선수들이 다른 국가로 귀화해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중국 탁구는 오랜 기간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쑨잉사와 왕만위가 여전히 세계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본의 추격이 거세다. 일본은 하리모토 미와를 앞세워 중국 선수들을 위협할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남자부 역시 중국의 독주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중국의 핵심 선수 왕추친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아진 가운데 프랑스의 펠릭스 르브렁과 일본의 마쓰시마 소라가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나스포츠는 이번 대회를 통해 중국 선수들이 수비형 초퍼를 상대하는 능력을 더욱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공격력만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선수들을 상대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주요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독식하는 모습은 오랫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번 WTT 챔피언스 마카오에서 나타난 결과는 그 익숙했던 풍경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하루 동안 3명의 중국 선수가 모두 탈락한 것은 중국 탁구의 위상을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결과다.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켜온 중국 탁구가 새로운 경쟁자들의 추격 속에서 다시 한번 독주 체제를 굳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