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낮 야구 대신 롤, LCK 3년 연속 지상파행

2026-08-21 21:30
 주말 낮 TV 스포츠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야구 중계가 익숙했던 지상파 황금 시간대에 온라인 게임 결승전이 3년 연속 편성되면서, 이스포츠가 본격적으로 ‘안방 스포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MBC는 2027년까지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리그인 LCK 결승전을 생중계한다. LCK 주관사인 라이엇 게임즈는 21일 MBC와 2026년과 2027년 결승전 중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첫 지상파 생중계에 이어 올해와 향후 2년까지 편성이 이어지면서, LCK 결승전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 연속 지상파 전파를 타게 됐다.

 

눈에 띄는 대목은 시간대다. 올해 결승전은 9월 13일 일요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 시간은 지상파에서 프로야구 등 전통 스포츠 중계가 배치되던 대표적인 주말 낮 시간대다. 방송사가 이 자리에 이스포츠 결승전을 연속 편성한 것은 롤이 더 이상 일부 게임 팬만의 콘텐츠가 아니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상파 중계는 시청층 확장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기존 LCK 팬들은 온라인 중계 플랫폼과 스트리밍 환경에 익숙하지만, TV 생중계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채널만 돌리면 경기를 볼 수 있는 만큼 롤을 잘 모르는 중장년층이나 가족 단위 시청자도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다. 자녀가 보던 게임을 부모가 함께 보는 장면이 스포츠 중계의 새로운 풍경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

 

방송사도 초심자 시청자를 의식하고 있다. 롤은 챔피언, 라인, 오브젝트, 교전 등 경기 구조와 용어가 낯선 시청자에게 진입 장벽이 있을 수 있다. 이에 MBC는 경기 규칙과 주요 장면을 쉽게 풀어주는 방식의 중계를 준비하고, 스포츠뉴스 등을 통해 결승 진출팀과 주요 선수들의 이야기를 미리 소개할 계획이다. LCK의 경쟁력은 국제 무대 성적으로도 확인된다. 

 


한국 리그 소속 팀들은 롤 최고 권위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에서 10차례 정상에 올랐다. 국가대표팀도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으며, 다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2연패에 도전한다.

 

올해 결승전 무대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이다. 결승에 오를 마지막 한 팀을 가리는 경기는 하루 전인 9월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대형 공연장과 지상파 생중계, 주말 낮 시간대가 결합하면서 LCK 결승전은 게임 팬덤 행사를 넘어 대중 스포츠 이벤트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3년 연속 지상파 편성이라는 파격적인 행보는 이스포츠가 단순한 놀이 문화를 넘어 전 세대가 공유하는 주류 스포츠로 안착했음을 상징한다. 방송사와 게임사의 전략적 협력이 향후 미디어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