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헝가리 장관 영입…기아 유럽 전략 비상

2026-07-30 22:05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가 유럽 시장의 전략적 요충지인 헝가리에서 현지 생산 체제 구축을 앞두고 파격적인 인재 영입에 성공했다.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헝가리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페테르 시야르토가 의원직을 사퇴하고 BYD의 대외관계 및 신규 사업 개발 담당 임원으로 합류했다. 시야르토 전 장관은 약 12년 동안 헝가리 외교 수장을 맡으며 재임 기간 내내 중국 기업의 현지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낸 인물이다. 이번 영입은 BYD가 유럽 내 생산 기반 확보를 넘어 현지 정부와의 협상력과 대관 역량까지 본격적으로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유럽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 치열한 점유율 다툼을 벌이고 있는 기아 등 국내 자동차 업계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현지 정부의 의사결정 구조와 복잡한 규제 절차를 꿰뚫고 있는 인사가 BYD의 방패가 됨에 따라, 향후 보조금 혜택이나 인허가 협상에서 BYD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BYD의 사업 경쟁력이 한층 높아진 만큼, 이에 대응해야 하는 경쟁 업체들의 전략적 부담도 그만큼 가중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부담은 기아의 최근 실적 지표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기아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4.9% 감소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았다. 영업이익률 또한 지난해 9.4%에서 올해 8.0%로 하락하며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는 기아가 유럽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파상적인 가격 공세에 맞서기 위해 판매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일부 차종의 가격을 조정하는 등 출혈 경쟁을 감내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 측은 중국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당분간 전기차 수익성을 일정 부분 희생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전략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대중형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인센티브 확대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시장의 인센티브 기저효과까지 겹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은 가격과 인센티브 요인으로만 7,000억 원 넘게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기아의 고육지책이었던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경쟁 강도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BYD가 유럽에 수출하고 있는 소형 전기차 '돌핀 서프'는 기아의 EV 시리즈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 올해 말 헝가리 공장에서 돌핀 서프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하면, 유럽연합의 추가 관세와 물류비 부담이 사라져 가격 경쟁력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전망이다. 반대로 기아는 추가적인 인센티브 확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현대차의 소형 전기차 인스터나 KGM의 중저가 전기 SUV 라인업에도 수익성 악화라는 연쇄적인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아는 하반기부터는 인센티브 부담이 지금보다 더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연말까지의 상품 및 가격 전략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만큼, 단기적인 가격 조정으로 시장을 방어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원가 경쟁력 확보와 상품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지 정·관계 네트워크까지 장착한 BYD의 공세가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완성차 업계가 유럽이라는 전략적 요충지에서 수익성과 점유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아낼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